영화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조지 밀러 감독)_매드맥스 시리즈
2024년 5월 22일, 전작인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이후 장장 9년만에 나온 조지 밀러 감독의 신작이다. 매드맥스는 1979년에 첫 작품이 나왔고, 1981년 2편, 1985년에 3편이 개봉되었는데 2015년 개봉작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3편 이후 무려 30년만에 새로 나온 작품이다. 그리고 이후 9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감독의 신작이 개봉되었다. 놀라운 것은 1979년부터 2024년까지 이 작품들을 감독한 사람은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로 경이롭다. 45년이라는 세월 동안 건재해 전혀 연배가 느껴지지 않는 그야말로 훌륭한 시리즈물을 만들어내다니... 부디 장수하셔서 계속 영화를 만들어 주시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의 영화에는 모두 한가지 큰 흐름이 있는데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영화 시리즈라는 것이다. 대중문화계에서 시각화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아버지로 평가받고 있는데, 핵전쟁 이후 파괴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 이만큼 흥미롭게 그려내어 대성공을 거둔 경우는 드물다. 1981년 2편부터 헐리우드의 자본이 투입되어 대규모의 물량이 동원되는 블록버스터 영화로 거듭났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멜 깁스은 이후 큰 인기를 얻어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로 성장했고, 감독도 이후 승승장구하게 된다. 또한 감독의 매드맥스 시리즈는 이후에 나온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영화들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 감독의 또하나 큰 특징은 액션으로, 세계관 설장상 차량 추격 장면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전투도 창칼이나 도끼, 철퇴 같은 원초적인 무기를 주로 쓰는 것이 특징이다. 요즘같이 CG가 난무하는 영화계에 꼬장꼬장하게 리얼을 고집하여 그 어떤 영화보다 생생한 느낌을 준다. 감독님, 부디 건강하소서!!
줄거리(사가 뜻)
고대 노르웨이어로 '이야기'란 뜻을 담고 있는 사가는, 구전되어 온 북유럽의 신화 및 전설을 뜻하는 말로 한 인물의 전기, 또는 그 가문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즉 이 영화는 퓨리오사의 서사인 것이다. 퓨리오사가 전사로서 각성하기까지의 과정과 각성 후의 분량을 담아내었다. 매드맥스에서의 퓨리오사가 어떻게 그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안야 테일러 조이가 퓨리오사 역을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광기가 살아 숨쉬는 악당 디멘투스 역에 크리스 햄스워스가 맡아 열연했다. !!!스포 주의!!!! 어린 퓨리오사는 녹색의 땅에서 전혀 알 수 없는 황무지로 납치되었다. 지구의 문명이파괴된지 45년이 지난 후이며 황무지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녹색의 땅! 그녀를 구하러 온 어머니는 디멘투스에게 처절하게 죽음을 당하고, 그에게 끌려다니고 임모탄에게 넘어가면서 복수를 다짐한다. 그녀는 죽어가는 어머니와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싸우게 되는데...크리스 햄스워스가 연기한 악당 디멘투스는 어머니뿐만 아니라 퓨리오사가 아끼던 모든 것을 빼앗아간 장본인인데, 결국 디멘투스가 퓨리오사에게 잡히며 그녀만의 복수를 행하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매드맥스에서 퓨리오사가 왜 한쪽 팔이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이 영화에서 풀린다. 또한 매드맥스에서 그녀가 고생 끝에 녹색의 땅을 드디어 찾았으나,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절규하는 장면도 이 영화를 본 후 완벽하게 이해가 되었다.
후기-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를 다시 보게 한다.
퓨리오사역을 맡은 안야의대사는 거의 없다. 서사를 전달하기 위해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화면으로 보여주는 밀러 감독의 고집이 이 영화에서도 드러난다. 다만 그녀가 각성하여 전사로 다시 서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길게 느껴져 전사 퓨리오사의 분량이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또하나 분노의 도로에서의 러닝 타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피드한 액션과 음악에 비해 이번 영화에서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퓨리오사에 과거에 대한 이번 영화는 상영 후 그토록 많이 관람했던 매드맥스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매드맥스에서 팔 한쪽을 기계팔로 대신하는 그녀에 대한 과거사가 이해됐으며, 뇌리에 깊게 남았던 퓨리오사가 절규하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은 정말이지 감탄만 나온다. 영화는 퓨리오사가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하면서, 분노의 도로에서 그녀가 여자들을 데리고 임모탄 일당으로부터 도망치게 되기까지로 끝이 나며, 이후 전작이지만 시간상으로는 후속편에 해당하는 분노의 도로 명장면들을 모아놓은 영상이 나온다.(반가운 음악, 반가운 빨간 내복..) 자동차 액션에 공중전까지, 밀러 감독의 특기인 훌륭한 액션에 감탄이 나왔지만 분노의 도로가 너무나 명작이어서일까? 아무래도 약간은 부족한 느낌을 들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매드맥스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희망'을 가장 잘 다룬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씨앗이 그녀가 잡아온 디멘투스의 몸을 양분 삼아 나무로 자라난 설정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