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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댓글부대 : 인터넷에서 본 글 어디까지 믿으세요

    "사실에 거짓을 섞으면 더 진짜 같은 이야기가 된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이 영화는 사실과 거짓을 섞어서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처음에 촛불 시위 장면을 보여 주고, 최초로 촛불 시위를 했던 사람이 90년대 초 PC 통신을 사용하던 아이디 '앙마'라는 사람이었다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장강명 소설가의 동명 소설 댓글부대를 원작으로 한다. 중학생 앙마가 PC 통신료 인상에 항의하여 대기업 앞에서 최초로 촛불을 들고 촛불 시위를 했다, 이 앙마가 나중에 2016년 촛불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다, 등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과 감독의 상상을 결합시켜 관객에게 이것이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을 바로 확인할 수 없는 극장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관객들은 그저 사실이라고 믿게 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정보를 팩트 체크 없이 바로 믿어 버리는 현상을 꼬집는다. "거짓과 진실의 적절한 배합이 100%의 거짓보다 더 큰 효과를 낸다."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우리는 이 정보가 거짓인지 진실인지 구분할 새도 없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냥 믿어버리고 때론 흘려버린다. 이걸 이용해서 진실을 기반으로 거짓이라는 여론으로 즉 가짜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의 효과는 때로는 정치적 지각 변동을, 때로는 무고한 생명을 버리게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그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는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 라는 의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실화가 연상되는 사건만 있다. 감독 안국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년)라는 작품으로 감독 데뷔를 했으며, 시,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등 영화에 참여했다. 범죄도시,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 등에서 활약했던 손석구가 주인공 사회부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줄거리

    신문사에서 사회부 기자로 근무 중인 임상진. 그에게 제보가 하나 들어왔다. 바로 대기업 '만전'의 횡보, 즉 한 중소기업의 입찰을 방해하고 기술까지 훔쳐갔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그 중소기업의 사장이고, 증거도 있고 정황도 확실하다 여긴 그는 기사를 내보내지만 갑자기 증거가 뒤집어지고, 인터넷도 반대 여론으로 들끓는다. 임상진 기자는 망상 속에 소설을 써낸 '기레기'가 되어 있었고, 제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리고 여론이 더 나빠지자 신문사는 그를 정직시켜 버린다. 복직도 거부되고 인터넷에서 온갖 조롱거리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기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한 제보를 받게 되고...직접 만나게 된 제보자는 자신이 다른 두명과 함께 움직이는 댓글 부대라고 말한다. 인터넷 여러 커뮤니티와 각종 SNS에 댓글을 달며 특정 제품의 교묘한 홍보와 여론을 조작한다는 것이다. 이 배후에 대기업 만전이 있다는 것. 이를 드러내고 파헤치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 임기자는 이를 계기로 복직하기 위해 댓글 부대의 실체에 대해 취재를 벌이게 된다. 이때 돈을 벌기 위해 여론 조작을 주도하던 댓글 부대의 리더 찡뻣킹은 그런 임기자에 맞서게 되고 멤버 팹택은 온라인 여론 조작의 위력을 체감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신문 1면을 장식하게 된 만전기업의 여론 조작을 위한 댓글 부대 창설 이야기, 그러나 그와 동시에 한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오게 되는데... 그건 지금까지 자신에게 기업의 댓글 부대에 대해 제보했던 모든 이야기가 그 제보자의 소설이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그 제보자가 건네줬던 아이디로 글을 검색하여 모든 소설을 읽게 된 임상진은 무엇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두 번째로 해고당하게 된 임기자는 2년 동안 이 모든 것이 만전 기업의 조작이라 생각하고 끊임없이 조사한다. 그러던 중 최초 제보자를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 제보를 받고 그를 찾아가지만, 첫번째 제보자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이야기하는 그를 보고 혼란스러워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실화 배경과 흥행 성적

    댓글 부대는 2015년 발간된 장강명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 댓글 부대는 2009년부터 2012년 대선까지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국가정보원, 국방부, 경찰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언론을 조작한 사건인 국가 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 알바를 한다는 사건이 알려져, 민주통합당 직원들이 찾아갔다 국정원 여직원이 오피스텔에 셀프 감금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이후 이 소설을 2015년 동명의 연극으로도 만들어졌다. 현실과 직접 맞닿은 내용이라서인지 영화의 몰입도는 낮지 않다. 내용이 모두 그럴듯하고 정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갑작스런 마무리는 열린 결말로 이어지며 풍자에 더 집중하고, 관객에게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제작비는 미공개되었지만, 손익 분기점은 195만 명이었는데, 관객수 70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결국 OTT로 향했다. 언론 시사회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급작스런 열린 결말은 평가가 조금 엇갈렸다고 하는데,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제대로 마무리를 지었다면 보다 나은 흥행 성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긴다. 마지막 반전은 훌륭했다는 반응들이 많았지만, 끝마무리에서 조금 더 확실한 엔딩을 주었더라면 조금 더 대단한 작품으로 남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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