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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대하여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일본의 영화감독이다. 와세다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였고 다큐멘터리로 경력을 시작하였다. 이 시기 다큐멘터리 작업은 일상을 포착하는 섬세한 시선과 연기연출 방법에서 그의 극영화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특히 아역배우들에 대한 탁월한 연기연출로 정평이 높다. 주로 가족 드라마를 만들어왔으며 현재 서구영화제에서 가장 환대받는 일본 작가감독에 속한다. 대표작으로는 <아무도 모른다>(誰も知らない, 2004), <걸어도 걸어도>(歩いても 歩いても, 2008),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そして父になる, 2013)가 있다. 이 감독은 가족 드라마를 통해 죽음과 기억, 상실과 부재라는 테마를 주로 다루어 왔다. 그가 취한 소재는 현실에 바탕을 둔, 대부분은 비극이라 말할 만한 것이지만 비관이나 냉소에 기울지 않고 궁극적으로 인간 내면의 힘을 긍정하는 것에 이른다. 고레에다는 현재 서구 국제 영화제에서 가장 환대받는 일본 감독으로, 동시대 일본영화 뿐 아니라 현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은 작가 감독으로 손꼽히고 있다. 2023년 새로 개봉한 그의 영화 괴물, 감독은 2018년 말부터 건네받은 시나리오로 사카모토 각본가와 같이 3년간 함께 각색 작업을 거친 후 영화를 완성했다. 제 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감독은 처음에는 각본을 한장 한장 읽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는 있는데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어느새 누가 나쁜 사람인지 '괴물찾기'를 하는 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극 후반부로 가면 여기저기 돌리던(가해자를 찾는) 화살이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낄 것 (영화 속에서) 굳이 괴물을 찾는다면 그건 바로 우리들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줄거리

    이 영화는 1∼3장으로 구성됐다. 미나토의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1장만 보면 미나토는 담임 교사 호리(나가야마 에이타)의 체벌에 고통받는 피해자이자 친구를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 사이를 오간다. 그러나 호리의 관점인 2장에서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나와 관객들을 수수께끼에 빠지게 한다. 두 아이에게만 눈길을 맞춘 3장이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고레에다 감독은 "사카모토가 나에게 3장을 맡기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함께하자고 했구나 생각했다"면서 "그가 던진 공을 잘 받아서 (관객에게) 잘 던져줘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3장에서 두 소년은 서로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 사이로 묘사된다. 둘은 그저 함께하고 싶을 뿐이지만 선생님과 부모, 친구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들을 폭력 속으로 밀어 넣는다. 고레에다 감독은 "일본에서는 정치·사회적인 면에서는 부부, 가족, 사랑의 형태를 매우 좁게 정의한다"면서도 이 영화를 통해 제도를 비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일반적인', '남자다운' 같은 표현을 많이 사용해요. 누군가를 상처 주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이런 말이 소년들에게는 얼마나 폭력적이고 억압적으로 들리는지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이 영화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 가해와 피해에 대한 얘기가 아닌가 싶어요."라고 말했다.

    결말

    '괴물'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2018) 이후 고레에다 감독이 5년 만에 연출한 일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그간 프랑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2019), 한국 영화 '브로커'(2022)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영화 3장에서 태풍이 지나가고 아이들은 해맑은 모습으로 산길을 내달리는 장면으로 마지막 장면이 끝난다. 다시 태어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둘. 밖으로 나오면서 요리가 다시 태어난 거냐고 묻는다. 미나토는 그런 건 없다고 하자 요리는 다행이라고 말한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연주가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과 어우러져 파아란 하늘에 울려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다보면 처음부터 드는 의문, '누가 괴물인가'. 세인물(군)의 시선을 옮겨 가면서 관객에게 누가 괴물인지 묻는다. 처음엔 왕따 이야기인줄 알았고, 더 보다보면 체별교사에 대한 이야기인가 했는데, 결국 어른들의 반쪽 시선과 무관심, 혹은 과잉대응, 서로에 대한 오해, 학대, 왕따 등 크고 작은 기형적인 어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사회의 '괴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고 볼 수 있다. 괴물은 누구인가? 인간의 마음이란 게 있는가? 영화 <괴물>이 우리에게 던지는 이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우리가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대상이 사실은 우리처럼 너무나 평범한 사람일 수도 있고,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사실은 누군가를 할퀴고 넘어뜨리는 괴물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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